신기한 구문소
구문소 전경이다
계획이 없다가 잠시 갓길에 주차를 하고
쉬어 가려고 폭포 근처엘 내려 갔다
몇번에 셔터를 누른뒤에 바위 위를 보니
작고 붉은 벌레 투성이다
혹 살인진드기
갑자기 등골이 오싹하여 진다
신발을 타고 몸으로 기어 오르지 않았겠지
스스로 위안을 삼으며 급히 그곳을 떠났다
아주 잠시 머물렀는데
온몸이 근질 거린다
'혹~~'
'아니겠지~'
몸 이곳 저곳을 유심히 살펴 보았지만
특별한 점은 없다
한편으론 안도하면서도
한편으로 은근히 걱정도 든다..ㅎㅎㅎ
20㎞ 정도를 흘러온 황지연못의 물은
태백의 높은 계곡을 만나
연화산 끝자락 검은빛의 기암괴석을 가로지르는 커다란 물길을 만들었다
도강산맥(渡江山脈), ‘강물이 산을 넘는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는
구문소에서 현실이 되어 나타난다
1억 5,000년 전에 만들어졌다는 곳으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산을 가로지르는 강이다
사람의 힘으로 계산하기도 힘든 오랜 시간을
강물의 힘으로 석회암 암벽을 깎아 내린 자연현상이라고 하지만
오히려 청룡과 백룡이 힘을 겨루다 백룡이 산에 구멍을 내어 승리하였다는
전설의 이야기가 더욱 사실감 있게 다가온다
이어가는 바위의 모습은 마치 강물을 헤엄치는 용의 비늘을 보는 것 같고
수량이 늘어나는 여름날, 좁은 구멍 사이를 터질 듯 쏟아내리는 하얀 포말의 물줄기는
영락없는 백룡의 힘찬 뒷모습이다
조선시대 수많은 선비들에게 시적 영감을 주었고
낙락장송과 어우러지는 주위의 풍광은 신선 세계의 입구라는
또 다른 전설을 생생하게 만들어준다
동굴을 통과하는 도로에서 잠시 내려 구문소의 경관만을 바라본다면
신기하게 생긴 바위 구멍만을 볼 수 있을 뿐, 별다른 감흥은 없다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약 4㎞의 자연탐방로를 걸어보자
5억 년 전 고생대 화석의 흔적과 물결의 모습을 담는 퇴적지형을 관찰하는
살아 있는 지구과학 교실이다
마당소, 삼형제폭포, 닭벼슬바위 등 절경은 구문팔경에 들어간다
계곡 위로 자리하는 정자는 구문소 주변을 한눈에 담는 장관을 보여준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태백시에서 운영하는
구문소문화해설프로그램을 놓치지 말자
나들이를 더욱 알차게 만들어 주는 추억이 된다
늦은 밤, 형형색색의 조명은 구문소를 더욱 신비롭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