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파스의 공포

곤파스의 북상 소식에

집은 4층 비피해 걱정은 없고

농사를 짓지 않으니 농작물 피해 걱정없고

뭐 곤파스 와도 문제 없것네 했는데

한잠 곤히 자고 있던 한밤중에

쨍그렁소리가 곤히 자던 눈을 비비게 한다

무얼까?

아차 싶었다 난 화분이구나

창가에 두었는데 그것이 바람에 아래로 떨어졌구나

생각할 겨를도 없이 벌떡 몸을 일으켜 베란다로 나가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바닥에 널부러진 난 화분

새순이 나와 막 잘자라던 것이었는데

치울까 말까 망설이다 아침에 치우자고 다시 자리에 누웠다

근데 옥상에 아보카도가 마음에 걸린다

벌써 내키를 훌쩍넘어 2미터 가량 자랐는데

다시 몸을 일으켜 옥상으로 나가보았다

바람이 몸시 거세다

화분에 심어논 화초들이 바람에 이리저리 움직이고

아보카도는 키가 커서인지 몸서리를 친다

두 가지를 끈으로 묶어 두고 내려 왔다

어쩔꺼나 방법이 없는 것을

무거우니 들어 옮길수도 없고

부러지는 것도 제 운명이러니

누웠다 다시 나갔다 또 누웠다

에라 모르겠다 살면 살고 부러지면 어쩔수 없지

5시30분 다시 옥상에 가보았다

봉숭아가 부러지고 고추가 꺽이고 떨어지고 화초잎이 이리저리 나뒹군다

다행이 아보카도는 부러지지 않았다

곤파스를 이겨내느라 잎이 몹시 상했다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가

깨어진 화분은 다른것으로 분갈이를 했다

잘살겠지 자위 해본다

곤파스의 피해는 없겠지 했는데

많은 피해를 입은 분들은 어쩌랴

아무쪼록 피해복구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

사진은 나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