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늦은 후회/대령
태양이 대지를 뜨겁게 달구던 어느날
한 남자는 기분이 아주 좋았지요
작년 이웃집 콩 농사에서
수익이 엄청 많음을 보았고
콩 농사로 대박을 꿈꾸며
많은 양의 토지를 확보하고
씨앗을 뿌렸기 때문이지요
남들이 씨앗을 다 뿌려도
자기가 계획한 날짜를 고집하며
때를 기다리다가
계획하던 6월 중순에
밭에 씨앗을 다 뿌리고
수확의 기쁨에
술을 한잔 마셨지요
들뜬 기분에 지나치게 많이 마신걸까
경운기를 운전하며
정신을 차려 보지만
어느새 감겨지는 두눈
주인의 상태를 알리 없는 경운기는
길인지
밭인지
낭떠러지 인줄도 모르고
앞으로만 갔지요
하뿔싸
경운기가 옆구리를 치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지만
이미 때는 늦었고
경운기는 낭떠러지 아래로 구르고
몸은 땅바닥에 나 뒹굴었지요
정신이 오락가락 희미해져 가는데
도움의 손길은 어느 곳에도 없고
기분 좋게 마신 술로
생을 마감하게 될 줄이야
때 늦은 후회를 해보지만
흐려지는 기억들
수확은 고사하고
움트는것도 보지 못하고
정신줄을 놓고 말았네요
한마디 유언도 못했는데
원통하고 서러워라
그놈의 술을
조금만 마셔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