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일 개천절을 맞아
몇명의 지인들과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대부도)에 있는 펜션에 다녀 왔다
뜨겁게 대지를 달구던 태양빛도 어느덧 사그라들어
짧은 옷은 어렵고 긴팔이나 약간 두터운 옷을 찾는 계절이 된 지금
특히나 바닷가다 보니
살갗에 닿는 바람이 차다는 느낌 보다는
춥다는 느낌이 강하다
배는 고픈데 식자재를 조달하러 간 사람은
대부도에 지어지는 조력발전소 행사로 길이 막혀 언제 올지 모른단다
시간은 다섯시를 넘기고
배 속에서는 음식을 달라는 아우성이 대단한데
하늘에 노을빛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태양은 하루를 마감하고
서산으로 기웃기웃하더니 자취를 감추고
주위가 어둠이 드리워지고서도 한참이나 지나
7시가 넘은 시간에 도착한 일행에
기다리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얼마나 애가 탔을까 하는 생각에
저절로 박수가 나온다
"오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
먼저 숯불을 피웠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불 근처는 가기가 싫더만
쌀쌀해진 날씨 탓에 불 왜이리 좋은지
일단 석쇠에 키조개 가리비 백합을 올리고
한쪽엔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전어를 올린다
대하는 가스 렌지로 소금구이하고
꽃게는 버너에 커다란 솥단지를 올리고 집어넣으니
저녁 식사 준비는 끝~~
숯불에 올려 놓은 조개구이가 익기도 전에
살아있던 대하가 붉은색으로 변하며
이리저리 돌아 눕는다
전어에서 흘러 내린 기름이
불에 닿아 붉게 타오르고
이리저리 뒤집는 손길이 바쁘다
맛나게 익은 대하를 입으로 가져가는 손길에서
배가 많이 고팠다는것이 실감난다
맛도 맛이려니와
지인들과 바닷가에서
해풍을 맞으며 먹는 음식맛은 천하 일품이다
살이 통통히 오른 꽃게 살이
왜이리 쫄깃 거리며 맛나는지
대하도 그렇고 조개구이도 아주 별미다
처음 먹는것도 아니데~~
잘 구워진 전어를 머리부터 입에 넣으니
고소함이 온몸을 전율케 한다
와우 대박이다~~
얼마나 먹었던지
음식이 목까지 차오른다
손에 잡았던 음식을 내려 놓고
소화를 식혀야 한다
어두워진 족구장에 여섯대의 차량에 전조등으로
라이트를 대신하고 운동경기 준비 완료
깊어 가는 가을밤을 그냥 보낼소냐
기타에 노래도 한자락 뽑고~~
족구는 아침 식사준비와 설거지 하기 내기를 했다
한팀에 남자 세명 여자 세명 초딩 둘
공이 여자들에게 가면
"엄마야~~"
소리지르며 달아난다
공받기가 무서운가 보다
구경하는 사람도
경기를 하는 사람도 배꼽을 잡는다
그 모양새가 즐거워 부러 그쪽으로 공을 주고
실수라도 할라치면
또 배꼽빠지게 한바탕 웃고 ~~
웃고 떠들던 족구를 끝내고
약간 틈이 생긴 배속에다
군밤과 꽃게 라면
거기다 고구마까지
먹을수 있는것은 죄다 먹고
입가심으로 성산포도 두박스를
빈 박스로 남기고야 잠자리에 들었다
얼마나 잤을까 잠결에 무슨 소리가 들린다
'이게 무슨 소리~'
잠이 확 달아난다
다음날 안 사실인데
지인의 딸중에 같이 동행하지 않은 딸이
어머니에게 카톡을 보낸 소리였단다
"엄마 뭐 해~"
"잔다~"
간단한 메세지를 주고 받을려고
곤히 자는 사람의 잠을 깨웠다니~~
카톡 수신벨 소리에 잠을 깨었는데
옆에 서 코고는 소리가 요란하다
애써 참으려 하지만
영 잠이 오질 않는다
코고는 소리는 왜이리 크게 들리는걸까?
이리저리 뒤척이지만 눈만 더 또렷해진다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도저히 잠이 들지 않으니
가만히 들려 오는 코고는 소리를 듣자니
숨을 들어 마실때다 떨림이 일어나고
내 쉴때는 그렇지 않다
새로운 발견이다..ㅎㅎㅎ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도저히 잠이 오질않아 밖으로 나왔다
날씨가 제법 쌀쌀하다
하늘을 보니 별들이 너무 초롱초롱하다
시내와 그리 멀지 않는 곳인데도
여긴 공기가 너무 맑다는 생각이 든다
북극성 북두칠성자리 카시오페아 자리 옆으로 오리온 자리도 보인다
밝게 빛나는 저 별은 금성인가
정확지는 않다
차로 갔다
시동을 걸까 하다가 엔진 소리에
오히려 잠이 달아날까 하여
시동도 켜지 않는채로
의자를 뒤로 젖히고 잠을 청한다
처음엔 다리 아래가 시려 오더니
다음은 귀가 시리기 시작한다
어째 오한도 오는것 같고
에구 이게 무슨 고생이람~~
시계를 보니 5시다
이럴바에야 아침이라도 짓자 하는 생각에
아침 메뉴를 떠 올려 보았다
그렇지 김치찌게였지
조용히 거실로 들어가
냉장고에서 식자재를 챙겨 밖으로 나온다
솥단지에 물을 붓고
가스 버너에 불을 붙였다
김치를 썰어 넣고 돼지고기를 넣었다
요기까지가 내 임무
다음은 또 다른 사람이 와서
간과 맛을 내겠지
왜냐하면 시작이 반이니까..ㅎㅎㅎ
모두들 기상을 하고
아침을 먹는데
김치찌게가 너무 맛이 좋다고 난리다
물론 직접 양념으로 맛을 내지는 않았지만
시작을 하였으니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식사를 마치고
가까운 산으로 등산을 하기로 했다
청소년 수련원과 대부도 영어마을이 있는 뒷산이다
산에 오르면서 눈에 들어온 풍경이다
정상에 팔각정이 있다 팔각정에서 바라본 서해안 모습니다
멀리 전곡항이 보인다
보트쇼로 유명한 전곡항 너머로 풍차가 보이고
일명 모세의 기적이라 불리우는 제부도도 보인다
날씨도 좋고 정말 산에 오르길 잘했다 싶다
일행들과 여러가지 담소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11시를 넘기고 있다
하산을 하니 닭 수제비가 우리를 반긴다
쑥과 단호박을 갈아 만든 수제비라고~~
국물이 아주 맛난다
두그릇을 뚝딱하니 비우고 짐정리를 한다
이제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다
떠나기전 단체 기념 촬영
"여기를 보세요 비~스~켓~~ "
~찰칵~
아쉬움을 뒤로하고 하루를 마감한다
언제 다시 오려나 이곳을~~
다음엔 궁평낙조 촬영하러 가야지..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