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살이/나의 이야기

경동원앞에서

김 대령 2010. 7. 2. 16:58

 

 

 

 

 

 

 

 내가 어린 시절을 보내었던 곳은

경상북도 안동군 길안면 고란리다

그당시 부모님이 담배 농사를 지으셨다

6월부터 시작된 담배농사는 7~8월에 잎을 따서 건조장에서 말려야 했다

대충 말리는 것이 아니라

불조절을 잘하여 담배 잎이 얼룩 없이 노랗게 말리는 것이 관건이다

그당시 건조장을 우린 황초굴이라 불렀다

황초굴은 바닥이 4~5평 규모로하고

황토로 벽돌로 높다랗게 만들고

내 벽에 줄을 묶을 나무를 가로로 설치했다

바닥에 아름들이 연통을 내벽 가장자리에 사각으로 깔고

아궁이와 연결된 연통은 중앙을 가로질러 사각 연통과 연결을 했다

아궁이에 참나무 장작을 넣어 불을 지피면 열과 연기가 연통을 관통하면서

황초굴에 열기가 가득해지면서 담배 잎을 말리는 것이다

담배를 재배하랴 따서 말리랴

장작을 구하러 산에 가서 나무해 오랴 무척이나 바쁜 시간이 이 맘때쯤이다 

형님은 새벽에 깊은 산속에 나무하러 가면서

나더러 소를 몰고 오란다

가기는 싫었지만 어떡하랴

아침을 먹자 마자 소에 안장을 앉히고 길을 재촉한다

목적지는 너부네골

왜 이런 이름을 지었는지는 모른다

오솔길을 따라 소를 몰고 가지만 괜한 생각에 무서움이 몰려오고

가슴이 섬짓 섬짓하지만 새벽녘에 일하러 간 형님도 있는데

무서움을 이길려 "이랴 이랴" 소리를 드높인다

인가 주변에 참나무가 많지 않으니 깊은 산속으로 가야 했다

가도 가도 끝이 없을 것 같은 그 길을 가다가 발견한 꽃나무

커다란 나무에 빨간 꽃이 아름답게 피었다

무슨 꽃이 이렇게 크냐

너부네골 깊숙한 곳엔 아름들이 꽃이 너무나 많았다

아름답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그시절을 생각하며 몇자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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