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진 영상

보리와 밀

김 대령 2011. 6. 15. 10:26

 6월도 어느덧 중순이다

장마가 시작되었지만 연일 태양은 대지를 뜨겁게 달군다

언제쯤 비가 오려나

애타는 농심을 하늘은 아는지 모르는지~~

 

밀과 보리가 추수하는 농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파란색 물결이 일렁이던 때가 엊그젠데

어느덧 황금 물결로 일렁인다

 

 

 

밀은 이삭이 뚜렷히 보이고

보리는 털이 많아 털 복숭이처럼 보인다

 

 

 

멀리 농부 셋이서 무언가를 하고 있는데

정확히 무엇을 하는지는 모르겠다

이곳은 서울 농생대 작목반 농장이다

아마도 품종을 시험하는것 같기도 하고~~

 

 

 

 

검은색 나는것도 보리같은데

왜 검은빛깔인지는 모르겠다

품종이 약간 다른가 보다

 

 

 

요것은 밀이다

밀은 털이 비교적 적다

하여 이삭이 또렷이 보인다

천사님은 보리도 추수전에 불에 구워 먹으면

아주 맛나다던데~~

먹어보진 못했고

밀은 구워 먹어 보았다

맛은 글쎄~~

어떤 맛이었는지  가물가물하다

 

 

 

 

 

 

 

 

 

 

초딩 2년때 정도로 기억한다

부모님과 같이 밭에 갔다

보리를 베어낸 곳에 콩을 심은것으로 기억한다

보리를 밭두렁에 쌓아두고

밭에 흩어져 있던 잡초며 쓰레기를 한데 모아 태웠다

불이 스러져 갈 즈음에

 형님들과 부모님은 보릿단을 하나씩

어깨에 둘러 메고 1km정도 떨어진 곳으로

옮기려고 밭은 떠났다

어렸던 나는 함께하진 못하고

밭에서 홀로 남아 흙 장난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결에 밭두렁을 보니

스러져가던 불이 쌓아둔 보리더미로 옮겨 붙는게 아닌가

깜짝놀라

보릿단을 옮기는 부모님 등뒤로 고래 고래 소리를 질렀다

"불났어요 불이 보리에 붙었어요~~"

소리를 질러 보았지만 거리가 멀어 금방 알아 차리지 못한다

손짓 발짓을 다해가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를기를 수없이 한뒤에야

소리를 들었는지

뒤를 돌아 보시던 부모님이

무슨 일이 일어난 줄 아시고

보릿단을 내어 던지고 뒤돌아 뛰어 오신다

달려 오시는 부모님을 보고

불 붙은 보리더미로 가서 불을 꺼 보지만

불어대는 바람에 바짝마른 보릿단은 순식간에 불에 휩싸인다

헐레벌떡 달려온 부모님과 형님들을 보며

또 흙 장난하러 여기 저기 다니다 보니

보리가 얼마나 탓는지

불은 어떻게 껏는지

기억이 없다

나중에 나중에

30여년도 훨씬 지나서

어머니과 그때 일을 이야기 하다가

알았다

그때 보리가 거의 다 타 버렸어

그해 식량부족으로 많이 힘들었다는것을~~

 

 

 

 

 

지금도 그때를 생각을 하면 눈에 선하다

언덕위에 있던 밭

밭 중간 중간에 높다랐게 주워 모아놓은 돌 무더기

밭에서 새참으로 감자를 깍아서 삶아 오던 누님

감자는 솥에 달라 붙어 누른쪽이 훨씬 맛났다

아마도 감자를 삶을때 슈가를 뿌리는데

고것이 누른쪽에 많이 달라 붙나보다

달작지근한게 고소하기도 하고~~

 

올핸 시골에 계신 형님에게 콩을 심으라고 했다

3백만원을 주고 작업을 하는데

내일이면 콩심는 일은 끝난단다

밀과 보리 서리는 어렵고

콩은 나무가지 주워다 불을 지피고

구워 먹어 보아야겠다

 

그 옛날 먹거리가 없어 궁했던 시절

 추억의 맛도 느낄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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