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도 어느덧 중순이다
장마가 시작되었지만 연일 태양은 대지를 뜨겁게 달군다
언제쯤 비가 오려나
애타는 농심을 하늘은 아는지 모르는지~~
밀과 보리가 추수하는 농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파란색 물결이 일렁이던 때가 엊그젠데
어느덧 황금 물결로 일렁인다
밀은 이삭이 뚜렷히 보이고
보리는 털이 많아 털 복숭이처럼 보인다
멀리 농부 셋이서 무언가를 하고 있는데
정확히 무엇을 하는지는 모르겠다
이곳은 서울 농생대 작목반 농장이다
아마도 품종을 시험하는것 같기도 하고~~
검은색 나는것도 보리같은데
왜 검은빛깔인지는 모르겠다
품종이 약간 다른가 보다
요것은 밀이다
밀은 털이 비교적 적다
하여 이삭이 또렷이 보인다
천사님은 보리도 추수전에 불에 구워 먹으면
아주 맛나다던데~~
먹어보진 못했고
밀은 구워 먹어 보았다
맛은 글쎄~~
어떤 맛이었는지 가물가물하다
초딩 2년때 정도로 기억한다
부모님과 같이 밭에 갔다
보리를 베어낸 곳에 콩을 심은것으로 기억한다
보리를 밭두렁에 쌓아두고
밭에 흩어져 있던 잡초며 쓰레기를 한데 모아 태웠다
불이 스러져 갈 즈음에
형님들과 부모님은 보릿단을 하나씩
어깨에 둘러 메고 1km정도 떨어진 곳으로
옮기려고 밭은 떠났다
어렸던 나는 함께하진 못하고
밭에서 홀로 남아 흙 장난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결에 밭두렁을 보니
스러져가던 불이 쌓아둔 보리더미로 옮겨 붙는게 아닌가
깜짝놀라
보릿단을 옮기는 부모님 등뒤로 고래 고래 소리를 질렀다
"불났어요 불이 보리에 붙었어요~~"
소리를 질러 보았지만 거리가 멀어 금방 알아 차리지 못한다
손짓 발짓을 다해가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를기를 수없이 한뒤에야
소리를 들었는지
뒤를 돌아 보시던 부모님이
무슨 일이 일어난 줄 아시고
보릿단을 내어 던지고 뒤돌아 뛰어 오신다
달려 오시는 부모님을 보고
불 붙은 보리더미로 가서 불을 꺼 보지만
불어대는 바람에 바짝마른 보릿단은 순식간에 불에 휩싸인다
헐레벌떡 달려온 부모님과 형님들을 보며
또 흙 장난하러 여기 저기 다니다 보니
보리가 얼마나 탓는지
불은 어떻게 껏는지
기억이 없다
나중에 나중에
30여년도 훨씬 지나서
어머니과 그때 일을 이야기 하다가
알았다
그때 보리가 거의 다 타 버렸어
그해 식량부족으로 많이 힘들었다는것을~~
지금도 그때를 생각을 하면 눈에 선하다
언덕위에 있던 밭
밭 중간 중간에 높다랐게 주워 모아놓은 돌 무더기
밭에서 새참으로 감자를 깍아서 삶아 오던 누님
감자는 솥에 달라 붙어 누른쪽이 훨씬 맛났다
아마도 감자를 삶을때 슈가를 뿌리는데
고것이 누른쪽에 많이 달라 붙나보다
달작지근한게 고소하기도 하고~~
올핸 시골에 계신 형님에게 콩을 심으라고 했다
3백만원을 주고 작업을 하는데
내일이면 콩심는 일은 끝난단다
밀과 보리 서리는 어렵고
콩은 나무가지 주워다 불을 지피고
구워 먹어 보아야겠다
그 옛날 먹거리가 없어 궁했던 시절
추억의 맛도 느낄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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