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살이/나의 이야기

어머님표 안동식혜

김 대령 2011. 2. 7. 18:32

 안동지방에서만 있다는 식혜

다른 지방에도 있는지 정확지는 않지만..

우선 보기에 빨간색 음식이 이채롭다

사진으로 보아선 짬봉국물 같이 보이나 전혀 다른 음식이다

기름기라곤 단 한방울도 들어가지 않았으니 말이다

 

어릴적 기억을 되돌려 보면 매운 식혜가 아닌 단 맛나는 감주가 무척 먹고 싶었다

엄마 치마폭을 잡고 노래를 불렀건만 집에서 만든 감주는 한번도 먹어보질 못했던것 같다

 

늘 구정 며칠 앞두고 장만하는 음식 안동식혜

포근한 날씨엔 쉬 상하여 만들어 보관이 어려우니 추운 겨울철에만 만들었던것 같다

일테면 겨울철 음식인 셈이다

평소엔 잘 만들어 먹질 않고 설 명절때만 만들었던것 같다

 

 

국물로만 보자면 식혜에 고추가루를 푼 물이라고 할까

일반 식혜에 고추가루와 무우생채, 작고 얇게 썰은 고구마 배 땅콩 밤 생강등이 들어 있다

익히질 않았으니 무우생채도 아삭아삭 씹히고 김치마냥 발효식품이다 

 

 

식혜가 단맛이 나니 처음 먹을땐 달작지근하다가

점점 매운맛이 입안 가득 퍼지면 입속이 후끈거리기 시작한다

매운탕도 아니건만 매워서 호호거리며 먹어야 한다

 

 

 작년엔 이렇게 맵질 않았는데 올핸 유달리 맵다

상당량의 청량고추가루를 섞었다는 말씀이다

그러니 맵지 않음 이상한 일일게다

 

 

매워서 호호 거리면서도 숟갈이 자꾸 간다

어머님이 연세가 많으셔서 땅콩이랑 배는 넣질 않았나보다

 

 

명절에 기름진 음식먹고 속이 더부룩할땐 안동식혜 한그릇이면 그만이다

배부르면 소화제로 한그릇

속이 느끼하면 느끼한걸 해결 할려고 한그릇

가족들과 오손도손 이야기 꽃을 피우다 출출하면 또 한그릇

 

 

구정때만 맛볼수 있는 음식이다

우린 맛이 있는데 다른 이는 그렇질 않은가보다

몇숟갈 뜨다가 매워서인지 숟갈을 내려 놓는다

 

 

우린 없어 못먹는다

으례히 구정이면 안동식혜는 만들어 놓았으려니 한다

 

 

짐을 싸고 집으로 올려할때 어머님이 한통을 들려 주신다

집에 가지고 가서 먹으라고

마다할 이유가 없다

울 집사람은 아직 만들지 못한다

만들지 못하기도 할 뿐아니라 만들 생각도 않는다

어머니 연세가 일흔아홉

어머니 사후는 어쩐다..나라도 배워 둘까..

 

 

한때는 안동식혜를 상품화 하면 어떨까 생각도 해보았는데

매워서 잘 팔릴것 같지 않다

그래도 맛은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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