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장터를 뒤로 하고 얼마쯤가자 저 멀리 풍차가 보이기 시작한다
대관령목장이다 구제역만 아니었어도 목장에 한번 드르면 좋으련만 아쉽게도 그러질 못한다
사진이라도 한장 찍을새라 갓길에 차를 정차하고 가까운 언덕을 오른다
군데군데 아직도 잔설이 남아있어 언덕을 오르기도 어렵다
날씨가 비교적 포근하여 쌓인 눈을 밟자 무릎까지 들어간다
겨우내 말라버린 풀섶을 밟자 푹 꺼지면서 눈이 신발안으로 들어온다
앗 차가워 에고 양말 다 졌네..
눈을 털어낼 생각도 못하고 가파른 비탈길을 겨우 올라 가까이는 가지 못하고
비교적 높은 언덕을 골라 셔터를 누른다
포근한 날씨지만 대관령 바람은 아직도 매섭다 이런 탓에 풍차를 저곳에 세웠으리라
잔설탓에 자리 잡기도 어렵고 대충 몇번셔터를 누르고 다시 내려 온다
오를때도 어려웠는데 내려가는 눈길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산에 오를생각이 없었기에 평소 신던 워킹화를 신었는데 왜이리 미끄러운지
미끄러져 넘어질까 마음졸이며 간신히 내려 왔다
아이들에게 가끔 드라마에 나오는 장면하며 양떼를 보여 주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핸들을 돌린다
목장을 벗어나자 굽이굽이 저 멀리 강릉으로 가는 길이 눈앞에 다가온다
지금의 고속도로가 개통이 되기전엔 이길이 전부였던것 같은데
길도 가파르고 꼬불꼬불 눈이라도 쌓여 있다면 엄두가 나질 않을길이다
좋은 길을 두고 왜 이길로..
아마도 이길 중턱쯤에 휴양림이 자리하고 있으니 네비가 최단거리로 이길을 선택한것 같기도 하다
해발 800미터란 표시를 지나며 차는 60,70도 경사로 내려간다
길가엔 녹다만 눈들이 쌓여 있다
제설 작업탓에 검게 보여야할 길 바닥이 눈길마냥 하얀색으로 색칠해있다
혹 빙판이 이런 생각이 들 정도다
멀리 아스라이 강릉시내며 바다가 보인다
공기는 무척이나 맑은데 멀리 바닷가는 운무로 잘 보이지는 않는다
그 옛날 외길로 있을땐 무척이나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았을 이곳
지금은 한산 그 자체다 하긴 명절인데 누가 이곳을 찾으랴 싶기도 하다
드디어 휴양림 계곡이다
아름드리 소나무 무리가 우릴 반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공기가 좋다는 이곳 가슴이 탁 트인다
한파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아 쌀쌀하였지만 견딜만한 온도다
계곡은 물기가 전혀 없는 꽁꽁 얼음 빙판이다
무더운 여름에 다시 오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1988년 국내에서 제일먼저 조성된 휴양림
200~300년된 노송이 즐비하단다
오래된 사찰을 찾을때 기둥들이 하나같이 아름들이라 이런 나무가 과연 있었는가 싶더니
이곳에 와보니 이해가 간다
하나같이 소나무가 쭉쭉 하늘 높은줄 모르고 솟아 있다
숙소까지는 차량이동이 어렵단다
걸어서 5분정도 걸어야 한다기에 차를 주차장에 세워두고
혹 밤새 부모님께 드릴 물건들이 얼어버릴새라 짐을 모두 챙겨 숙소로 간다
게으른 마음에 얼지 않을지도 모르는데 꽤도 생기지만
만에 하나 얼기라도 하면 모두 버려야한다는 생각에 무겁지만
어깨 양손에 무겁게 들고 발걸음한다
공기 좋은 이곳에서 하룻밤을 묵을 숙소다
꽃사슴
휴양림의 숙소 이름은 거의가 동물이나 새들의 이름을 따서 짓는다
방하나 거실겸 주방
4인이라 숙소가 클 필요는 없다
오손도손 부딧기며 하루밤 묵는것도 괜찮으리라
간단히 여장을 풀고 어두워기전에 산행을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