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살이/나의 이야기

당황스럽던 하루

김 대령 2011. 9. 23. 09:06

 수원시 호매실동

새천년 마트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13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다

차량들이 너무 많아 주차를 할데가 마땅치 않다

새천년 마트에 볼일이 있는데

하는수 없이 한참이나 떨어진곳에다 주차를 하고

필요한 기계를 내렸다

그리고 작업을 마치고 차가 멀리 주차되어 있는 관계로

차에 싣지 못하고 기계를 마트 옆에다 내어 놓았다

 

문득 아이들 생각이나서 마실거 몇가지를 사가지고 나왔다

그런데 기계가 온데 간데 없다

혹 고물 수거하는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들고 간게 아닐까 생각되어

근처를 아무리 찾아 보아도 흔적도 없다

이리저리 찾아도 찾을수 없어 포기를 할수 밖에 없었다

마트 주인에게 혹여 기계가 나오면 연락을 달라고하고

그곳을 떠났다

 

그곳을 떠나 오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난다

'이 시간에 여길 오지 않았으면~~'

'기계를 가게 안쪽에 두었더라면'

'조금 멀더라도 차에다 실어 놓을걸'

든 사람은 모르고 난 사람은 안다던니

기계가 있을땐 잘 느끼지 못하다가

당장 없으니 다시 사야 한다고 생각하니

40만원의 기계값이 왜이리 커보이는지

한편으로 그 기계를 가져간 사람은 정확이 모르지만

십중팔구 폐지나  고물줍는 사람일텐데

서로 없는 사람이 없는 사람을 힘들게 하는것 같아 씁쓸하다

전에 자전거를 몇대나 잊어 버렸는데

그때도 그런 유형이였으리라

하루 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 돕고 살면 좋으련만

그런 사람들이 또 그런 사람의 물건을 훔치거나 힘들게 하는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한참이나 지난뒤에 전화가 걸려 왔다

마트 주인이 CCTV를 검색해 보았단다

그런데 흰색포터에 고물실은 남자가 기계를 차에 싣는게 찍혀 있단다

가던길을 멈추고 차를 되돌렸다

시간은 왜이리 빨리가는지

신호등도 많고 차량도 많고

차들도 빨리 빨리 달리면 좋으련만

느릿느릿 가는것 같아 조바심이 난다

이러다가 그 차가 동네를 떠나면 어떻하나

경찰서에 신고라도 해야하나

여러가지 생각이 겹친다

마트에 먼저 들려야 하나

아님 동네를 먼저 돌아 보아야하나

그래도 차량을 확인하는게 우선일것 같다

어떻게 생긴 차량인지 짐칸에 무엇이 실렸는지를 먼저 확인하여야

동네를 돌더라도 멀리서도 알아 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은 바쁘지만 마트에 먼저 들렀다

주인도 물건을 계수하다가 그만두고 CCTV를 켰다

13시 45분경에 찍힌 화면에 나왔단다

 

정말 흰색 포터가 마트 앞을지나다가 후진하여 다시 차를 주차신킨다

차가 멈추고 50대 정도 되어보이는 호리호리한 체격의 남자가 기계있는 곳으로 간다

그러고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남자가 기계를 들고 나와 차에 싣고

출발을한다 차가 출발하자 바로 내가 마트에서 나간다

간발의 차이로 기계가 사라진것이다

차량을 유심히 살폈다

아주 가깝지는 않아 남자의 얼굴과 차량 넘버는 보이질 않으나

운전석 문짝에 푸른색으로 그림이 그려져 있고

뒷쪽 짐칸엔 앞쪽엔 고물이 뒷쪽엔 폐지가 실려 있다

혹 늦을까 부리나케 마트를 나왔다

차를 몰고 이 골목 저 골목을 살폈다

에고 무슨 일이 있으면 차들이 많은건 왜일까

지나가야하는데 영 신호도 바뀌지 않고

정말 애가 탄다

'이렇게 하여 찾을수 있을까

벌써 이 동네를 떠난건 아닐까

못 찾으면 신고를 해야하나

먼저 신고부터 할까'

한참이나 동네 골목 골목을 살피던 중에

저쪽 골목에 폐지같은것을 실은 차가 얼핏 보인다

멀어 확신할수 없지만 가능성이 있는것 같아

부리나케 가까이 갔다

그차가 맞는것 같다

 

차를 고물을 실은 차 뒤에 세우고 짐칸을 보니 기계가 실려 있다

그때 차량 주인인듯 보이는 50대 중후반의 남자가 식당에서 나온다

아마도 점심을 먹기 위해 차를 세워 놓았던가 보다

"아저씨 저랑 경찰서에 같이 좀 가야겠습니다"

당황하는 눈빛이 역력하다

"왜 남의 기계를 가져 갔나요

옆에 있는 사람에게 사진을 찍으라고 소리를 질렀다

"사진을 찍어 빨리 사진을 찍으라고~~"

그제야 상황을 눈치 채었는지 머리를 숙이며

"미안합니다 버린 기계인줄 알고~~ 한번만 봐 주세요

정말 고의는 아니었습니다 버린 기계인줄 알고 죄송합니다"

연신 머리를 조아린다

"말이 됩니까 이게 버린 기계인줄 알았다니요

옆에 다른 기계도 있었는데 이것만 가져 갔잖아요

말이 되냐구요"

"다른것은 고물이 되지 않을것 같아 이것만 가져 왔어요

미안합니다"

"당신을 찾을려고 CCTV도 확인하고 다른일 다 제쳐두고 이렇게 당신을 찾아 나선거예요

일도 못하고 이게 뭐냐구요"

얼굴이 달아 오르고 마음 같아선 멱살이라도 쥐고 싶다

옆에 있는 사람이 사진을 찍으라는데도 머뭇 거리고 있다

카메라를 빼앗다 시피하여 사진을 찍었다

 

어찌할바를 모르고 미안하다는 말만 하는 아저씨

정말 경찰에다 신고라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초라한 행색의 이 아저씨

벌면 얼마나 벌겠는가

혹 모르겠다

돈이 많지만 소일거리로 하는지도

아마 그러는 사람 같지는 않다

사진을 찍다 말고

불쌍하다는 생각도 든다

경찰에 신고하여 힘들게 하면 무엇하랴

배상을 받은들 맘이 편하랴

기계만 돌려 받고

그자리를 떳다

 

떠나면서도 버릇을 고치게 좀더 혼을 내 주어야 했던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고

어쨌던 잃어 버린줄 알았던 기계를 찾고 보니

모든게 원점으로 돌아온것 같아 마음은 편하다

마트에 들러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떠나는 뒤로 주인이 "오늘 하루 일을 헛 할뻔 했습니다"

정말 일당은 고사하고 손해가 막심할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