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살이/나의 이야기

추수를하고 난 후~

김 대령 2011. 12. 4. 16:44

 콩 농사

생각도 못한 일이었다

다만 형님이 봉화군 명호면 삼동리에 사시니

농사 짓는데 약간의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농사를 권유했고 결과가 콩(백태)농사로 3천 여평을 짓기로 하였다

그렇게 시작된 농사가 형님이 급작스레 돌아 가시는 바람에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비교적 쉬운 농사라 하기에

안산에서 멀지만 그래도 해보기로 했었는데~~

 

처음엔 씨앗값만 받고 팔아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러고도 싶었는데 가격을 적당히 쳐 주지 않으니~

 

농사를 지을지 말지를 고민하다가

제때 제초 작업을 하지 못하여

잡초가 엉망으로 자랐다

 

버리자니 아깝고 하여 멀지만 직접 농사를 지어보기로 했다

 

한달에 두어번 새벽 5시에 안산에서 출발하여 9시~10시경에 도착

제초 작업을 하고 오후 6시경에 다시 안산으로 돌아 오기를 몇번이던가

 

추석을 앞두고 다시 가보았을때 비교적 잘 자라고 있길래

안심하고 한달간이나 가보지 못하였다

그후 10월 말경에 다시 찾은 콩밭은 완전히 잡초 더미다

 

 

 

 

잡초속에 파묻혀 자란 콩들

얼마나 주인을 원망했을꼬

 

제초 작업을 했다고 하기도 무색하리 만큼 엄청난 잡초들

그 틈에서 그래도 주인을 저버리지 않고

알들이 맺혀 있다

 

주인의 발소리에 식물들은 자란다고 하던데

얼마나 주인의 발걸음이 잦지 않았으면~~

뒤 늦은 후회가 몰려 온다

 

나름 회사 일을 하랴

틈을 내어서 밭에 가보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결과가 좋지 않고 보니

게으름 탓인가 하여 마음이 무겁다

 

 

 

자주 가기가 어려워 밭에 세워 말려

추수 하기로 하고

일기를 살폈으나

 일기가 고르지 않아 이내 추수를 하지 못했다

 

날씨가 좋길래

탈곡기를 섭외 했으나

예약이 모두 잡혀

탈곡기를 빌리기도 수월치 않다

겨우 형님 친구에게 부탁하여

탈곡기를 빌리느라 시간을 좀더 지체 했다

 

 

 

겨우 시간을 맞추어

11월22일에야 추수 하러 갔는데

꿩과 오소리가 자기들 먹인줄 알고

온통 헤집고 다녔다

전체 3천평정도 가운데 좋은곳만 골라

천평이상을 먹어 치웠다

가까이 사는 동네 분이 짐승들이 곡식을 헤집고 다닌다고 했을때

먹으면 얼마나 먹는다고~

생각을 했는데

이 정도 일 줄이야

상상 이상이다

 

 

집사람과 처남 그리고 일을 잘 하시는 교인 한분

이렇게 네명이다

그곳 가까이 사시는 지역주민 한분을 포함하면

모두가 5명이다

이 인원으로 이틀 만에 콩을 꺾고

탈곡까지 끝 낼수 있을까???

 

 

 

 

 

22일~~

23일 오후 부터 비가 온다는 예보이고 보니

조금이라도 많이 수확을 해야겠기에

쉴 틈도 없이 손을 놀렸다

날이 어둑어둑 할때까지 쉴새없이 콩을 꺽다가

모텔을 하나 빌려 투숙을 했다

 

도깨비 풀 씨앗이 옷 이곳 저곳에 달라 붙어 있다

그것이 살을 찌르니 따갑기도 하고

 

모텔에 투숙하고 간다히 씻고나니

만사가 귀찮다

아무것도 하지 쉽지가 않아

모두들 9시경에 잠자리에 들었다

 

 

 

23일 추수를 끝내야 겠기에

6시에 기상하여 대충 씻고

옷을 갈아 입고

모텔을 나선다

급한 마음에     

자동차 키를 갈아 입은 옷에 넣은채

차문을 열고

뒷 드렁크에 던져 넣었다

드렁크 문을 닫으니 찰칵하고 차량 시건장치가 동작을 한다

그때 까지도 입고 있는 옷에 키가 있는줄 알았다

문을 열려고 키를 찾으니 주머니에 키가 없다

이거 큰일이구나

'그렇지~ 갈아 입은 잠바 주머니에 키가 있었지

바쁜데 이런 낭패가'

 

급히 긴급출동 서비스를 받기로 했다

전화를 걸었는데

30여분 걸린단다

그리고 드렁크는 열수가 없단다

그러면 어떻하나

유리를 깨어야 하나

답답하다

 

먼저 식사를 하기로 했다

식사를 다 마쳐도 보험사에선 오질 않는다

식당 주인에게

망치를 빌려 줄것을 부탁했다

망치가 없단다

그러면 돌맹이로 유리를 깨어야 하나~~

 

그러고도 얼마나 기다렸을까

드디어 긴급출동 차가 도착했다

가까이에 있다가 출동했다고

여전히 드렁크는 열수가 없으니

앞 시건장치를 열었는데

드렁크가 열리지 않으면

어쩔수 없다고

 

에어로 팩을 문짝에 끼우고 에어를 넣자

조금씩 문에 틈이 생긴다

그 틈에 철사를 넣고

시건 장치를 풀었다

 

얼른 차에 올라 조수대 시건장치를 잡고 닫았다 열었다 했다

그 순간 찰칵 시건장치가 풀리는 소리~~

우와~ 되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드렁크를 열고 키를 찾았다

다행이다 쉽다

식당 주인이 망치를 빌려 주었더라면

혹시 유리창을 깨트렸을지도 모르는데~~

 

부리났게 밭으로 달려갔다

다행이 이슬이 많이 내리지는 않았다

'저녁 부터 비가 온다고 했지'

 

비가 오기전에 일을 마쳐야지 하는 생각에

부지런히 손을 놀린 결과

탈곡까지는 어둡기 전에 마쳤는데

이젠 티끌을 날려야 한다

작업등이 마땅치 않아

가로수 밑으로 물건을 옮겨 기계로

작을 시작했다

수동이다 보니 팔도 아프다

밤 8시에 겨우 작업을 마쳤다

 

40키로 가마니에 13개

배도 고프다 힘도 없고~

삼겹살로 배를 채우기로 하고

근처 고기집으로 갔다

삼겹살에 밥 한그릇을 뚝닥 비웠다

음식이 들어가니 피곤이 밀려 온다

저녁 9시가 넘은 시각이다

밖에 이슬비가 내린다

그래도 비가 오기전에 작업을 마쳐 천만 다행이다

이젠 집으로 가야지

 

 

콩 정선을 안산가서 하기로 하고 40킬로 짜리 13포대를 싣고 안산으로 출발했다

안산에 도착하니 새벽 두시경이다

만사가 귀찮다 얼른 자고 싶은 마음밖에~~

 

다음날 이젠 콩 정선이 문제다

전화통을 붙잡고

콩 정선기를 빌릴곳을 찾았다

이것도 쉽지가 않다

그냥 봉화에서 정선을 할걸 그랬나~~

 

콩 타작을 한 콩은 콩깍지가 섞여 있으니

나쁜콩과 콩깍지를 고라야 했다

안산에는 기계가 없고

화성시 봉담읍에 농업기술센타에 기계가 있는데

화성 시민이 아니면 임대가 되질 않는단다

참 고민이 되네

 

손으로 일일이 고르자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소요될까

고민 고민하다가 아는 사람에게 부탁하였다

먼저 인터넷으로 신청을 하여야 하는데

회원가입이 필수다

누가 인터넷 가입을하여 콩 정선기를 임대 해 줄수 있을까

한참만에 용기를 내어 지인에게 부탁을 하였다

선선히 그러라고 한다

고맙다

그 사람이름으로 콩 정선기를 임대하고

3일을 기다려

콩 정선을 하였는데

한 포 이상이 껍질로 나간다

겨우 40킬로짜리 12포 정도를 수확했다

 

수고한 보람이 별로 없다

적어도 15포 이상은 되어야

투자 비용이 나오는데

정말 아쉽다

 

같은 지역에 사는 형님 친구 분이 지은 콩 밭이다

잡초가 거의 없다

이 정도는 되어야 콩밭이지~~ 

 

 

 

 콩 정선하기 전 40킬로 포대 13개를 수확 했단다

우리랑 비교하여 재배 면적이 좁다

그래도 우리랑 비슷하게 수확을 했다

 

자세히 보면 비닐을 깐 곳에 콩을 심지 않고

고랑에 심었다

이렇게 하면 가믐이 덜 든단다

그리 이듬해 비닐 깐곳에 감자를 심으면

한번 고랑을 만들고 두해를 농사 지을수 있다고

 참고 해볼만한 정보다

 

아래 사진은 그곳에서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는 이웃집 콩 밭인데

고추대를 뽑고 그자리에 콩을 심었단다

정말 잘 되었다

이곳을 좀 일찍 파종을 하였다

 

보기에 색깔도 곱고 알도 무척 많이 달렸다

아마 수확도 많았으리라

알도 굵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밭이다

 

 

 

 

좋은 경험 했다고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시금 기회가 온다면 좀더 잘 지을수 있을것 같은데

기회가 있을라나 모르겠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농사는 아무나 짓는게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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