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살이/나의 이야기

살구

김 대령 2010. 6. 22. 23:25

 

 

 

 첫째가 6살때의 일이다

우리 옆 아파트 단지에 커다란 살구 나무가 있었다

이맘때쯤에 살구가 누렇게 익어 가끔 바람결에 떨어지는 것도 있었다

우연히 옆단지를 지나다가 태권도 도복을 입은 아이가 살구 나무를 발로 차는 것을 보았다

누군가 보니 첫째가 태권도장을 갔다 오다가 살구 나무 밑에서 살구가 떨어져라 발로 차고 있었다

손에도 살구를 쥐고 있었다

한편으로 많이 컸구나 대견 스럽기도하고 우습기도하고

살구나무가 큰데 쬐끔한  녀석이 발로 찬다고 미동이라도 할까

녀석은 그래도 떨어져라 발로 차고 있었다

"영일아 뭐하니"

녀석은 돌아보며 씨 웃는다

그러면서 손을 펴 살구를 보여 준다

"살구 땃구나 너 먹어라"

녀석의 손을 잡고 아파트를 나선다

"영일아 뭐 먹고 싶니 응"

 

건강히 자라주니 고맙다

'영일아 아프지 말고 건강해야돼'

녀석이 어느덧 18살 고2학년이다

 

살구를 보면 그때의 일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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