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살이/나의 이야기

보리밭

김 대령 2010. 5. 31. 22:00

 

 

 

초등학교 5~6학년때 일이다

경상북도 안동군 길안면 미내라는 동네에서 보리를 한창베고 있었다

아무리 조심해도 보리밭에 있으면 온몸이 가렵다

땀도 나고 보리 껍질로 인해 온몸이 가려워 짜증이 날려 할 즈음

저 멀리서 들려오는 노랫소리

그소리가 참 크게도 들렸다

신작로에 차가 하루 한대도 지나가지 않을때도 있으니

소음이란 바람소리 물소리 정도다 

그러니 자그마한 소리도 멀리까지 들렸나보다 

고개를 들고 유심이 바라보니

두명의 중학교 형들이었다 

같은 곡을 부르고 또 부르고

중학생이면 저렇게 해도 되는구나

참 좋게 보였다 

나도 중학교에 들어가면 저렇게 해야지 

속으로 다짐했다

나중에 중학교 입학하고서 

한번도 그러질 못했던 것같다

 

지금도 보리밭을 보면 

그때의 그 노래소리가 귓가를 맴돈다 

'나는 못난이' 

2010,05,31 화성 자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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