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살이/나의 이야기

감자

김 대령 2010. 5. 31. 21:16

 

 

 

 

 

 

 

아침일찍 집안이 부산 스럽다

할일이 태산이기 때문이다

 

누님에게 새참을 가져오 하고 집을 나선다

집안 식구들 총 출동이다

밭은 가까운곳에 있는 경우는 드물다

아침 일찍 서둘렀건만 밭에 도착하니 해가 벌써 중천이다

일은 하는둥 마는둥 새참오기만 기다린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저만치 누님이 무언가를 머리에 이고 오는 것이 어렴풋 보인다

이때부턴 정말 일이 손에 안잡힌다

새참이라야 별것 있겠는가

감자가 고작이다

 

아마도 오전 내내 힘들게 감자 껍질을 벗겻을 것이다

그리고 가마솥에 감자를 넣고 사카린 탄물을 두르고 연기를 맡아 가며

불을 지펴 급하게 삶아 가져오는 것일게다

보진 안았지만 한참도 쉬지 못하고 동동거리며

혹 늦을 새라 그렇게 준비해서 오는 새참

마음은 엄청 바빳을 것이다

 

땀흘린 뒤의 그 새참 맛이란상의 그 어느것과도 비교가 안된

특히 가마솥 바닥에 있던 감자는 한쪽이 노랗게 누릉지가 되었다

그런 감자가 가장 달콤하고 바삭거리는 것이 일품이다 

지금에야 어쩜

치킨이라든가 피자라든가 빵과 우유라든가 이런것이 새참일지 모르지만 

그땐 감자 고구마 국수 정도가 전부였

그때 새참으로 먹었던 감자 맛 정말 잊을수 없다  

2010,05,31 화성 귀래리 고속전철 근처 

 

 

'인생살이 >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허무한 죽음  (0) 2010.06.09
보리밭  (0) 2010.05.31
호두  (0) 2010.05.28
아카시아  (0) 2010.05.27
찔레꽃  (0) 2010.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