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살이/나의 이야기

태백산 등반

김 대령 2010. 5. 3. 12:49

 언젠가 모두들

산소로

벌초 하거간다

 성묘하러간다

음식을 준비하고

나들이 준비하고

바쁠 그 시간에

태백산 등반을 계획했다

 칠순이 넘으신 어머니

당신 스스로 걸을수 있을때

태백산을 올라 보기로 했다

더 늦으면 안될 것 같아

산소 벌초 성묘 모두를 내버려두고

산에 올랐다

칠순이 넘은 노모가 오르긴 쉽지 않은 산

좀더 젊은 시절 함께 오르지 못했던 산

그래도 함께 오르기로 했으니

갈때까진 가야겠다 

 뒤처진 아이들 독려도 하며

어머니 부축도 하며

그렇게 한발 한발

정상을 향해 길을 재촉했다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을 것 같은 길

정상에 무엇이 있을까

궁금해하면서

또 그렇게 걸었다

 뒤처진 아이를

빨리 오라 손짓하며

빨리 걸으라 소리치며

그렇게 걸었다

 이름 모를 나무랑

열매를 보며

신기해도 하며

그렇게 걷고 또 걸었다

 

얼마나 남았을까

아직도 많이 남았네

아이들의 아우성에도

아랑곳 없이

그렇게 또 걸었다

 

 

 이제 어느길로 가야하나

다리도 아프고

나이를 생각해야지

괜히 따라 나섰나 후회도 되고

 

 

나섰으니 가야제

'산이 높다 하되 하늘아래 메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것마는

사람이 제 아니오르고  메만 높다 하더라'

아름드리 나무사이로

흠뻑 비쳐드는 햇살을 벗 삼아

또 그렇게 걷고 걸었다

 

 

바둑판으로 아주 그만이라는 주목나무

옛적엔 울창한 수림을 이루었다는 그 나무

한겨울 눈을 뒤집어 쓰면

더없이 아름답다는 그 나무

바둑판 만든다 베어낸

인간의 욕심 탓에

얼마 남지 않은 주목수림 사이를

그렇게 또 걸었다

 

 

 

 

 드디어 정상인가

드넓게 펼쳐진 태백산 정상

구름도 산 허리에 휘감기고

좀더 날씨가 좋았으면 동해 바다도 보이련만

 

 

아! 여기가 태백산 정상이구나

산 정상이 이렇게 넖게 펼쳐진 곳은 처음이다

 

 

가슴이 탁트인다

넖게 펼쳐지 평원 같기도 하고

뭇 산들이 발아래 머물기도 하고

오기를 잘 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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