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모두들
산소로
벌초 하거간다
성묘하러간다
음식을 준비하고
나들이 준비하고
바쁠 그 시간에
태백산 등반을 계획했다
칠순이 넘으신 어머니
당신 스스로 걸을수 있을때
태백산을 올라 보기로 했다
더 늦으면 안될 것 같아
산소 벌초 성묘 모두를 내버려두고
산에 올랐다
칠순이 넘은 노모가 오르긴 쉽지 않은 산
좀더 젊은 시절 함께 오르지 못했던 산
그래도 함께 오르기로 했으니
갈때까진 가야겠다
뒤처진 아이들 독려도 하며
어머니 부축도 하며
그렇게 한발 한발
정상을 향해 길을 재촉했다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을 것 같은 길
정상에 무엇이 있을까
궁금해하면서
또 그렇게 걸었다
뒤처진 아이를
빨리 오라 손짓하며
빨리 걸으라 소리치며
그렇게 걸었다
이름 모를 나무랑
열매를 보며
신기해도 하며
그렇게 걷고 또 걸었다
얼마나 남았을까
아직도 많이 남았네
아이들의 아우성에도
아랑곳 없이
그렇게 또 걸었다
이제 어느길로 가야하나
다리도 아프고
나이를 생각해야지
괜히 따라 나섰나 후회도 되고
나섰으니 가야제
'산이 높다 하되 하늘아래 메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것마는
사람이 제 아니오르고 메만 높다 하더라'
아름드리 나무사이로
흠뻑 비쳐드는 햇살을 벗 삼아
또 그렇게 걷고 걸었다
바둑판으로 아주 그만이라는 주목나무
옛적엔 울창한 수림을 이루었다는 그 나무
한겨울 눈을 뒤집어 쓰면
더없이 아름답다는 그 나무
바둑판 만든다 베어낸
인간의 욕심 탓에
얼마 남지 않은 주목수림 사이를
그렇게 또 걸었다
드디어 정상인가
드넓게 펼쳐진 태백산 정상
구름도 산 허리에 휘감기고
좀더 날씨가 좋았으면 동해 바다도 보이련만
아! 여기가 태백산 정상이구나
산 정상이 이렇게 넖게 펼쳐진 곳은 처음이다
가슴이 탁트인다
넖게 펼쳐지 평원 같기도 하고
뭇 산들이 발아래 머물기도 하고
오기를 잘 했구나
'인생살이 >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카시아 (0) | 2010.05.27 |
---|---|
찔레꽃 (0) | 2010.05.27 |
꿩의 변신은 무죄 (0) | 2010.05.23 |
[스크랩] 옛날을 추억하며 (0) | 2010.04.21 |
[스크랩] 바쁘게 살아온 세월 (0) | 2010.04.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