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5일 새벽 4시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전 날밤 아이들에게 누누이 강조를 했다
새벽4시에 출발한다고 ~~
깨워서 일어나지 않으면 두고 간다고~~
그러니 일찍 자라고~~
그래야 10시 넘은 시각이지만..
부랴부랴 아이들을 깨운다
꿈틀하다 다시 잔다
요것들이~~
일단 세수를 하고
울님을 깨우고
다시금 아이들을 깨운다
"그냥 우리끼리 간다 계속 자고 있을래"
마지못해 일어난다
어차피 차에서 자면서 갈텐데 세수는 대충하라고 해도
큰 녀석은 극구 머리까지 감는다
~~바쁜데 머리까지 에구~~
서둘렀지만 30분이나 지체되어 새벽 4시 30분에 차를 출발시켰다
지금은 길은 막히지 않겠지
조바심하며 차를 태백을 향해 달린다
몇년 전까지만 하여도 4시간 30분~5시간 걸리던 길이다
강원랜드가 들어서고 스키장 몇개가 들어서고 길이 좋아졌다
'그래도 3시간 이상은 걸리겠지~~'
'4시 30분이니 아침 7시30에서 8시경에 도착하겠구나'
'그러면 어머니 생신 미역국은 같이 먹을수 있겠구나'
자연 발에 힘이 들어간다
의외로 도로가 한산하다
어린이 날이라고 동해쪽으로 가는 사람이 별로 없는가 보다
다행이다 싶다
신갈을 지면서 차량이 조금 늘어났다
양지를 거쳐 덕평 호법 분기점까지 오는데 약간 속도를 늦추었을뿐 평소 주행속도는 유지 했다
원주부근에서 시간을 보니 5시 40분경
휴게소를 드를까 하고 울님께 화장실 갈거냐 물었더니 괜찮단다
아이들에겐 미안하지만
에라 그냥 가자~~ㅎㅎㅎ
어둠도 차츰 걷히고 하늘엔 구름도 없다
도로도 한산한게 예정된 시간에 도착을 할것 같다
제천을 거쳐 영월 정선 사북 고한까지 왔는데 6시 50분경이다
와~~2시간 30분이 소요되는 셈이다
빨리 왔다는 생각에 빙긋~~
두문동 고개를 올라서니 태백의 산들이 눈에 들어온다
차를 잠시 정차 시키고 인증샷~~
참고로 두문동재(싸리재) 해발 1268m이다
구름이 산을 타고 넘는게 장관이다
다시 차를 움직였다
길가에 꽃을 피우기 시작한 앵두나무 개나리 벚꽃들이 한창이다
안산은 벚꽃도 앵두나무도 꽃이 다 지고 없는데 여긴 지금이 한창이다
몇번이나 차를 세울까 말까 하다가 그냥 지나쳐 태백시 삼수동에 도착했다
어머님 집까지는 불과 1km정도 남았다
잠시 차를 세우고 절정에 이른 벚꽃의 자태를 몇장 찍어본다
태백하면 추위로 유명한데 잘도 견딘 벚꽃이 한창이다
벚꽃을 뒤로 하고 어머니 집에 도착했다
아직 주무시는가 보다
쉬지 않고 달려서 그런지 배가 고프다
어머님이 나오시면서
"몇시에 출발 했는데 벌써 왔냐~~
우린 늦을 줄 알고 모두 아직 잔다"
지난 밤에 모처럼 가족들이 모여 늦게까지 술을 마셨단다
"배 고프제 얼른 밥을 해야겠다"
누님과 어머님이 부엌으로 가신다
3시간 이상 끊였다는 미역국과 어머님이 준비한 음식에 맛난 아침을 먹었다
올해 연세가 77세
많이 연로하다
그래서인지 젊었던 시절 음식이 그리 맛났었는데
지금은 약간 짜다 싶다
그래도 울 엄니 음식은 내 입에 딱이다..ㅎㅎㅎ
미역국 소갈비찜 더덕무침 시레기 된장찌게 열무 물김치 겉저리 김치 고추튀김 개두릅나물 무침 파무침 등등
10몇가지의 음식
사진을 찍어 오지 않아 다 생각이 나질 않는다
우리 가족은 기름진 음식보다 풀밭을 선호하는 편이다..ㅎㅎㅎ
아침을 먹고 모여 앉아 커피에 담소가 이어진다~~
잠시 집 주위를 둘러보다 담벼락 밑에 금낭화꽃이 한창 탐스러이 피어있다
몇장 찍어 둔다
혹독한 추위를 견디어서 그런지 색깔이 더 진하다는 생각이~~
점심은 개인적으론 바닷가에 가서 회를 먹고 싶은데~~
오리 음식을 메뉴로 정했다
강원도 태백시 소도동 소재 정남가든으로 길을 잡았다
소롯골 골짜기에 위치한다
태백에 광산이 한창일때 이곳 함백산 자락 소롯골에도 사람들이 꽤나 많이 살았다
함백산을 해발 1572.9m이다
아름들이 주목 나무가 즐비하고 꼭대기엔 통신 중개탑이 있었던것 같은데~~
소롯골 끝동네에서 중개탑까지 불과 몇백미터이니 해발 1200m정도에 사람들이 살았던것 같다
지금은 모두 떠나고 선수전지 훈련장이 있다는 후문
정남가든은 옛날 동해 초등학교를 헐어내고 식당을 차렸다
내부 벽엔 주인과 고객들의 사진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여백이 있는 곳엔 온통 싸인 투성이다
그중에 전지현씨와 찍은 사진도 눈에 들어 온다
언제인지 모르지만 전지현씨도 이 먼 골짜기 식당에 식사하러 왔던 모양이다
(자세히 소개 하지 않음은 음식에 얼힌 좋지 않은 일이 있어 생략한다)
오리백숙으로 점심을 먹고
한시간 정도 누웠다 3시 30분에 태백을 출발했다
출발하면서 내내 길이 막힐까 염려 하였는데
차량이 그리 많지 않아 별 막힌없이 집에 도착하였다
조금은 피곤하였지만 태양이 아직 서산에 기울어 지지 않았을때 집에 도착하니 기분이 짱이다
출발하면서 9시나 되어야지 도착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정말 다행이다..ㅎㅎㅎ
태백을 다녀올땐 길이 막히니 늘 새벽에 갔다가 밤 늦게 아님 새벽에 왔는데
태양이 남아 있을때 집에 도착하니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이렇게 태백에 계신 엄니 생신에 미역국 한그릇 먹으로 갔다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