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살이/나의 이야기

사고는 남의 것

김 대령 2011. 6. 30. 06:56

사고는 모두가 타인의 것

나와는 무슨 상관이겠는가?~~

글쎄???~~

 

밤 10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다

피곤이 온 몸을 엄습한다

모든것을 접고 그냥 잠들고 싶다

조용히 자리에 눕는다

이대로 잠들었으면~~

전화 벨소리가 울리고

둘째가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것 같더니

전화기를 가지고 온다

"여보세요~"

"응 난데~ 집앞에서 접촉 사고가 있었어

타이어 수리점 앞이야"

손위 처남이다

"그래요 몸은 괜찮아요"

"몸은 괜찮아 잠시 나와보면 안될까~"

갑자기 짜증이 밀려온다

'뭐 대단한 사고라고 혼자 처리하지' 하는 생각에

"그러면 상대방 인적사항 적고 보험 적부 해달라고 하고 보내요"

"뒷차가 승용차인데~ 알았어~"

무슨 말을 더 하려다 멈추는 목소리에 서운함이 묻어난다

전화를 끊으려다

"나가 볼게요 거기 계세요"

부랴부랴 옷을 걸친다

짧은 반바지 운동복에 상의도 트레이닝 복이다

거기다 슬리퍼를 신고 밤중에 우산을 쓰고 급하게 걷는 모습

대단한 운동선수 모습이다~~ㅎㅎㅎ

 

현장에 도착을 하니 벌써 렉카가 도착하여서 정리를 하고있다

왕복3차선 도로에서 1차선에서 사고가 났다

처남 차는 1톤 포터 인데 SM5승용차가 뒤에서 박았다

승용차는 본넷이 반이나 접혀 위로 올라가 있다

포터는 대류등과 번호판 거치대가 안으로 밀려 들어가고

짐칸이 약간 손상을 입었다

뒤에서 심하게 박은것 같다

 

가해자는 나무 밑에서 누군가와 열심히 통화를 하고 있다

처남이 차를 뺄려고 하여

"아직 저쪽과 이야기가 되지 않았는데 차는 왜 빼려고~~"

비가 와서 바닥에 물이 흘러 표시도 용이 하지 않을것 같다

"응 렉카가 차를 빼라고 해서~"

"가다려 보세요"

빗길에 차들은 빠르게 지나간다

빵빵거리는 차들도 있고

빨리 정리가 필요할것 같기는 하다

 

렉카 기사가 승용차를 견인 할려하고 있다

"가해자랑 이야기가 되지 않았는데 차를 빼면 어떻해요"

"괜찮습니다 뒤에서 박았으니 100% 뒷차 잘못이고요

술도 좀 드신것 같으니 제가 중재를 하지요

막 말로 경찰을 부르고 사고 접수하면 치료비와 차량 수리밖에 더 하겠어요

음주를 한것 같으니 합의금을 얼마라도 받아 드리지요

걱정하지마세요 제가 책임을 질테이니"

글쎄 언제 보았다고 책임 운운하는지

"알았어요 차를 일단 견인은 하되 갓길에 정차 시키세요"

처남도 차를 갓길로 빼고 승용차도 렉카에 견인하여 갓길에 정차 시켰다

그사이에 가해자 아들 둘도 현장에 나왔다

가해자가 하는 말

"대리운전 하라고 했는데 집도 가깝고~ 내가 거절했지~~"

술이 거의 만취 상태다

어쩜 오기나 만용이 아니었을까~~

처남이 하는 말

"앞에 차가 서있어 뒤에서 차가 달려 오는것을 보았는데 갈수가 없었어요

그냥 달려와 박아버렸다니까요"

음주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잠깐 의식을 잃었는지

아님 졸았는지 

브레이크도 밟아 보지 않고 그냥 뒤에서 박은 모양이다

 

렉카 기사가 가해자에게

"지금 상태로 보험적부 하면 음주가 들어나니 내일 오전 10시경 보험 적부를 하시고

음주 운전은 보험적부하려면 자기 배상이 250만원입니다

이 분들이 경찰에 신고 하면 선생님은 면허가 취소되고 돈은 돈대로 들고 

자차가 되지 않으니 선생님 차도 개인이 고쳐야 되요 

그러지 말고 보험 적부시 드는 자기 배상액을 이분들에게 드려요

지금 은행에가서 계좌 이체 해주시고 마무리하시는게 좋겠어요"

가해자도 순순히 좋다고 하신다

"그런데 이 늦은 시간에 은행에서 계좌 이체가 될까?"

의문을 제가 하니

"그러면 내일 송금해 주세요 알았죠"

렉카 기사의 말에 가해자가 좋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건 좀 곤란한데요 하룻밤 자고 나서 나 몰라라 하면 우리는 뭐가 됩니까

그러지 말고 각서 한장을 써주세요"

순순히 가해자 아들이 무어라 적는다

'보통은 어떻게 적을까요' 라고 묻는게 정상인데

차량 번호와 아버지 함자를 적으며 써 내려가는 폼이

몇번 경험이 있는것 같다

"주민번호와 전화번호도 명시하시고 싸인도 하세요"

각서를 받아 들고

"내일 통화합시다"

처남과 집으로 향했다

 

 

집에 와서도 혹 내일 돈을 못주겠다고 버티면 어쩔것인가

술도 다 깬뒤라 음주로 신고할수도 없을것 같고

가끔 들은 야기를 보면

화장실 갈때가 급하지 나올땐 절대 급한게 아니었다

그러면 어떻게 한다

곰곰히 생각하다가 통화 녹음을 하기로 했다

가해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술에 취한 말투의 목소리가 들려 온다

"여보세요 선생님 아까 사고차량 입니다"

"아 네~ 예~예"

"제가 처남인데요 목과 허리가 아프다고 하니까

세화병원으로 갈께요"

"알았구요 알았어요 가셔야죠 뭐~"

"차량 보험적부와 병원도 같이 해주세요"

"예~예~"

"내일 10시 까지 음주운전 합의금 송금하기로 하셨죠

꼭 보내 주세요"

"그건 그럼요 약속은 지켜야죠 걱정하지 마세요"

부러 음주운전임을 강조하면서 녹음을 마쳤다

 

다음날 09시 30분경에 전화가 왔다

송금할려 하고 있는데 각서 쓴것을 팩스로 보내 달란다

별다른 사항은 없다고 하여도 꼭 보고 싶단다

팩스로 보내고 나서 확인하니 돈이 입금되었다

 

대리운전 많아야 5만원이면 될것을

객기 부리다가 50배에 해당하는 금액의 손실을 보았다

그 뿐만인가 대물에 대인까지

보험료 인상도 불가피할것 같다

 

나이는 50세 중후반

한순간의 판단 착오가 얼마나 큰 손실을 낳았는가

나는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의식이 사라지지 않는한

과연 단속만으로 음주 운전이 사라 질 수 있을까

불과 몇일전에 음주 경운기 사고로 형님을 먼저 보냈는데

또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목격하고 보니~~

단속도 단속이지만 스스로의 마음 가짐이 더욱 중요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살이 >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참게 허물을 벗다  (0) 2011.07.04
매점할머니  (0) 2011.07.02
큰 형님을 떠나 보내며~~  (0) 2011.06.24
보리수  (0) 2011.06.17
앵두  (0) 2011.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