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살이/나의 이야기

매점할머니

김 대령 2011. 7. 2. 06:05

 안산시 성곡동 소재 시화공단 서울우유 앞에

자그만 컨테이너 매점이 있다

물론 여기 저기에 수없이 많은 컨테이너 매점이 있지만

주인과 안면이 있는 이곳은 가끔 커피 마시러 가곤 했던 곳이다

물론 돈을 주는것은 아니고 인사차 들러 커피한잔씩 얻어

마시곤 했다는 야기~~

돈을 드려도 받지 않으니 필요치 않는 음료수를 살때도 있었고

우유도 마시곤 했지만

잠깐이라도 말 벗이 되어 드리면 좋을것 같아

들렸던 곳이다

가능하면 이야기를 많이 들어 주자고 생각은 했지만

말을 더 많이 하고 온 때도 있다~~ㅎㅎㅎ

 

이곳 주인 할머니 연세가 올해 일흔 둘인가 되신다

그 연세에 아직도 정정하시고 아침에 매점에 나오시면

저녁까지 매점을 보시다가 저녁에 할아버지와 교대를 하시거나

퇴근을 하신단다

퇴근후엔 꼭 운동장을 도신다는 할머니

운동장을 돌면 훨씬 몸이 개운하신단다

 

할아버지는 아침 일찍 사우나를 가시고 그 이후엔 친구분들도 만나시지만

주로 국궁을 즐기신단다

할아버지도 연세가 칠십넷인가 되시는데

머리도 스포츠머리로 깍으시고

얼핏 보아선 오십후반이나 육십대 초로 보인다

승합차를 운전하시며 다니시는데

엄청정정하시다

아마도 꾸준한 운동을 하신 결과가 아니겠냐 싶다

 

 

가끔 들러 이런저런 야기를 하다보면

건강에 엄청 신경을 많이 쓰신다는 것을 알수가 있다

언젠가는 겨울에 감기 걸리지 않는 비법도 배웠다

게을러서 실천이 잘 되지 않아서이지

요약하면

돼지 허파와 무우를 반반 정도로 준비하여 건강원에서 내려

냉장고에 보관하고 물 대신에 마시면 겨울철 감기는 걱정 없다고~~

우리도 한번을 해 보았는데

맛은 기억이 나질 않고

자주 자주 마시면 좋겠다는 생각은~~

말로만 건강 건강 하지말고 하나라도 배웠으면

꾸준한 실천이 중요하지 않을까???

 

 

할머니도 어릴적에 시집오셔서

고생도 많이 하셨단다

그래도 할아버지에게 싫은 소리는 거의 하지 않으셨다고

집에서 잔소리하여 남편을 기죽이면

밖에 나가서 어깨를 펴겠나는 말씀

지금도 할아버지가 사우나 가실때

떡 한덩이와 과일 물을 꼭 챙겨 주신단다

 

그러면 가슴에 응어리진건 없느냐

그렇지는 않다

수많은 세월을 살아 오시면서

왜 응어리진게 없겠냐마는

그래도 묵묵히 가슴에다 묻고 살아오셨다고~~

 

 

 

하루 왠종일 혼자서 매점을 보실려면

얼마나 답답하시겠냐 마는 내색을 하지 않으신다

젊은 사람 같으면 과연 가능할까 싶다

 

요사인 예전처럼 장사가 잘 되지 않는다고

아마도 IMF 이전을 말씀하시는가 보다

 

생각해보면 90년도 이전엔 차가 거의 없었다

이따금씩 다니는 버스외에는 마땅히 교통수단이 없으니

매점을 이용하지 않을수가 없었으리가

물건값이 약간 비싸도 당연시 했고

지금 처럼 식당도 많이 없었으니 매점을 이용 할수 밖에~~

 

어쩌다 볼일이 있어 시화 공단에 들어 왔다가 

 돌아 오려고 하면 차가 없으니

시내 버스도 사람이 많이 없으니

아주 가끔 운행 했던것 같다

마냥 기다려야하는데

기다림에 익숙하지 않으니 고것이 문제..ㅎㅎㅎ

어디가서 기다릴때도 마땅히 없고

12km가 넘는 거리를 걷는것도 그렇고

거리엔 오가는 사람도 없고

자연스레 찾던곳이 컨테이너 매점 

 

그러다가 지나가는 자가용이 있으면

일단 손을 들고 본다

가끔은 얻어 탈때도 있다

공단 교통사정을 아는 분들이나 태워주지

비까번쩍하는 자가용을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

손을 들었는데 태워 주지 않으면 지나가는 뒷 꽁무니에다

에라~~ 욕도 한마디 내 뱉고~~

 

 

안산에 처음 오셔서 고민 고민 하시다가

매점을 인수 하셨다고

돈이 많이 없었으니 선택의 폭이 좁았으리라

그래도 수익이 좋아

자녀들 공부 시키고 집도 장만하시고

현재는 사는데 별 걱정 없으시단다

 

칠십세가 넘으신 할머니

옛날 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할아버지 위하시며 살아가는 모습이 아름다워 기록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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