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살이/나의 이야기

큰 형님을 떠나 보내며~~

김 대령 2011. 6. 24. 08:58

 

 

사진 설명

 

6월2일 형님 할 이야기가 있다고 하여

아침에 출발하여 12시경에 봉화 형님 집에 도착하였다

동네분들과 술을 한잔하고 계셨다

내가 도착하여 술자리는 접고

예초기가 고장나서 수리를 맡겼다고 하여

예초기를 찾아 시동도 한번 걸어 보고

경운기에 실어 놓고

오랫만에 맛난거 먹으러 가자고 하였다

형수와 집사람이 뒷자리에 타고 앞자리에 형님이 타셨다

무엇을 먹으러 갈까요 물으니 명호쪽으로 가잔다

출발하고 형수님이 오전 약수터에 가서 백숙을 먹으면 어떻겠냐고 하신다

그것도 좋을것 같아 방향을 잡는데

형님이 뭐하러 그 먼곳까지 가냐며 역정이시다

가까운데 가서 삼겹살 먹으면 되지 않겠냐고~~

내심 오전약수터에 가고 싶던지라

형님에게 그렇게 하자고 하고 약수터에 갔다

그곳에서 식사 하기전에

음식을 시켜 놓고

약초 구경을 하고 계신는 모습이다

사진을 찍는다 하시면 거절할것 같아

제대로 된 사진은 한장도 찍지 않았다

이것이 옆 모습이지만 가장 최근 모습이다

 

 

6월24일 저녁8시에서 9시 사이에 경운기 사고가 있었고

동네 주민들이 모여 술 마시는 자리에 걸어서 오셨는데

주민들이 왜 그러는냐고 흙투성이의 옷을 보고 물으니

경운기를 논에 쳐박았다고 했단다

병원에 가보지 않아도 되겠느냐고 하니

심하지 않아 괜찮다고 하시고 300m 거리의 집에 가셨다

다음날 친구분이 일하러 가다가 논에 경운기가 있는것을 보고 들에 나갔다가

일은 마치고 집에 오는데 아직까지 아무런 변화가 없어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집에 가보니

화장실에 쓰러져 계셨단다

의식이 전혀 없어 119에 신고하고 병원으로 후송했단다

 

안동 성서 병원에서 진단 결과가 뇌출혈과 왼쪽신장 파열로

더이상 손을 쓸수 없다고 하여 서울대 병원으로 후송하였다

 

서울대 병원에서 간단히 검사를 하였는데

시간이 너무 경과한 탓에 수술이 거의 불가능하단다

"왜 안동에서 수술을 하지 않고 서울로 왔습니까?"

"그곳에선 장기는 손을 댈수가 없다고 하여 서울로 후송했는데요"

"장기는 별거 아니고 뇌가 문제인데 지금은 동공이 완전히 풀려 더 이상 손을 쓸수가 없는 상태 입니다

극구 수술을 하고자 한다면 할수는 있겠지만 수술 도중에 숨이 끊어 질수도 있고

수술이 잘되어 최상의 상태가 식물인간입니다"

"수술은 가능합니까"

"아니요 지금 당장 수술할수가 있는게 아니고 수혈을 받아서 피가 정상이 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혈액 응고 수치가 정상이 10인데 2.9정도 밖에 안되어 지혈이 안됩니다

이런 상태로 수술을 진행할수가 없어요 교수들도 모두 학회에가서 현재 남아 있는 분이 없고요

정히 수술을 감행한다면 부를수는 있지요"

잠시후 레지던트란 분이 다시 와서

빨리 결정을 내려 달란다

뇌출혈로 뇌가 한쪽으로 너무 많이 움직여 어려운 사정이라고

 

가족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대책이 없다

뇌사 상태로 조금더 생명연장을 위해 수술을 할것인가

수술해도 산다는 보장은 없다

잘되어야지 그나마 식물인간정도요

그렇지 않으면 수술도중에도 숨이 끊어질수 있는 상황이다

어쩔것인가

수술을 감행할것인가

자력으로 생을 마감하게 할것인가

 

수술하여 의식이라도 회복할수 있다면

많은 비용을 들여서라도 수술을 하겠지만

그것도 아니고

 

사람의 생명 앞에 돈이란것이 결부되고

저마다 삶이 있는데 누가 붙들고 병구환을 한단 말인가

딸이 둘이 있는데 큰딸은 대학생이요

둘째는 직장인이다

책임질수 있는 나이도 아니고~~

 

결국 자력으로 사는데 까지 살다가

생을 마감하게 하자는쪽으로 결론이 모아졌다

그러면 이곳에서 병구환을 할것인가

아님 어디로 모실것인가

그래도 어머님이 계시고 작은형님이 계신 태백으로 모시기로 했다

저녁 8시경에 태백산재의료원으로 후송을 위해 출발했다

후송차를 보내고

연락이 오면 합류하기로 하고 안산으로 출발했다

 

오면서 내내 마음이 편치 않다

일단 하는데 까지 최선을 다해야 했던게 아닌가

의사 말만 듣고 너무 일찍 포기한게 아닌가

혹 기술의 발달로 식물인간도 살려 낼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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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오전 8시 45분에 숨이 멎을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다

53년 2월 14일생으로 올해 나이 59세 그리 많지 않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사망진단서상에는 사망시간이 9시12분으로 기재되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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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태백화장장에서 한줌의 재로 변했다

유골함에 담아

경북 안동군 일직면

아버지 산소 옆에 고이 모셨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갔다

한 사람이 갔지만

특별히 삶이 달라진건 없다

내 생활은 내 생활이고

다만 곁에 있던 한 사람이 없어진것 일뿐

삶의 허무함이 느껴진다

이것이 인생이구나

살아갈땐 아둥바둥하다가도

숨을 거두면 한줌의 재가 되는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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