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살이/나의 이야기

참게 허물을 벗다

김 대령 2011. 7. 4. 08:33

 참게 하면 간장게장을 떠올리 겠지만

간장 게장보다 키워 보고 싶어 몇마리 잡아 왔다

 

작년 가을 누군가가 귀중한 정보를 주었다

'어디에 가면 참게가 살고 있다'라고

처음엔 반신 반의하면서 혹시나 하는 생각에

가보았는데

정말 참게가 있었다

물이 그리 깊지가 않아서 손가락이라도 집게에 물릴까

장갑을 끼고 조심스레 손을 넣었는데

어느새 알아 차리고 저만큼 달아나 버린다

그래서 생각한것이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잠자리채

약간의 거리가 있어도 대가 길다보니

달아나도 다시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정확한 숫자는 세어 보지 않았지만

잠자리채로 여러마리를 잡았다

 

끊여 먹을까 생각도 하였지만

길러 보고 싶은 욕심에

인터넷도 뒤지고

어항도 구입하고~~

 

어항에 넣어둔 참게가

몇일은 버티더니

차츰 한마리 한마리 죽어 갔다

결국엔 모두 죽고 말았다

 

에구~~

야생이라서 키우는것은 쉬운게 아닌가 보다

마트에가서 사올까 생각도 하였지만

다시금 잠자리채를 가지고

잡으러 갔다

또 몇마리를 잡아

어항에 넣었는데

물을 자주 바꾸어 주어도

자꾸 죽어간다

그러다가 다슬기를 잡을 기회가 있어 다슬기를 어항에 넣고

가재도 한마리 넣어 두었다

왜냐하면 가재를 잡을 때  보니 다슬기를 가재가 잘먹는것 같아서다

이번엔 죽지 않고 잘 사는가 했는데

또 죽는다

가끔 물고기를 잡아 넣어도 보았지만

그것도 못할짓이다 싶었다

옛날 로마시대 원형경기장 생각도 나고..ㅎㅎㅎ

 

이제는 참게 두마리 가재 한마리가 남았다

그리고 몇일더 지났는데

그나마 두마리였던 참게가 한마리가 죽고 말았다

역시 야생을 잡아 키운다는게 어렵다는 생각이~~

 

어느날 아침에 어항을 들여다 보는데

참게가 또 죽어있다

아 ~~ 이제는 다 죽었구나

가재나 키워야겠다~~

 

 

 

그나마 남아 있는 가재라도 살리려고

물이 오염될까하여 참게 시체를 꺼내는데

약간 이상한 생각이 든다

속이 텅 비어있는 것이다

가재가 뜯어 먹었나 아님 다슬기가 뜯어 먹었나~~

껍질을 버릴려다 어항을 자세히 살펴보니 귀퉁이에

참게 한마리가 웅크리고 있는게 아닌가

'아하 허물을 벗었구나' 

 

 

 

어두워 잘은 보이지 않지만

새까만 등짝이 전보다 훨씬 커보인다

허물을 벗으며 쑥쑥 자란다더니~~

허물벗는것도 목숨을 거는 위험한 일이라고

벗다가 힘이 빠지면 탈진하여 죽는수도 있고

외부의 공격이 있으면

맥없이 당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그런 일을 감행하고 편히 쉬고 있는 참게

대견하기도 하고~~

아직 마땅한 먹잇감을 찾지 못하여 주지 못하였는데

송사리라도 한마리 잡아 주어야 할것 같다

다슬기보다 훨씬 좋지 않을까

생각되어서~~ㅎㅎㅎ

오래오래 참게가 살았으면

생각 같아선 새끼도 낳고

그러면 얼마나 좋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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